인프랩 스타트업 투자 재무적 Log 5 (angel exit, 팀빌딩)

이형주

17. 엔젤 투자자 Exit + 대표(나)의 아주 약간의 구주매각

TBT Partners

몇 안되는 스타트업 대표님 지인이자 귀인이신 샤플 이준승 대표님이 한투파 정화목 이사님 말고도 TBT 파트너스 이람 대표님도 소개해 주셨다. 난 싸이월드, 네이버카페 등 많은 성공사례를 바로 겪으며 지켜본 세대라 그 중심인물인 이람 대표님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무척 즐거웠고 배우는것도 많았다. 이람대표님 알고나니까 TBT도 꼭 주주로 받아들이고 싶었다. ㅠㅠ

하지만 아쉽게도 TBT 가 진지하게 투자 의향을 보였을때 시점은 이미 시리즈A 투자라운드 그림(한국투자파트너스 + 미래에셋 + 본엔젤스) 이 확정된 상태여서 예의상 판을 엎거나 구성을 바꾸거나 할 순 없었다. 아쉬워 하던 와중에 이람대표님, 안정호대표님이 TBT에서 인프랩의 보통주 인수를 하고 싶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니까 2017년의 개인 엔젤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구주를 인수할 수 있도록 중계자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엔젤 개인 투자자들 수익 실현 💰💰💰💰💰

사실 그 전에는 보통주 정리나 엔젤투자자 Exit 은 전혀 생각 안했는데 이 제안을 받고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TBT 를 투자자로서 함께하고 싶다는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날 믿고 처음 투자를 해준 Angel 라운드 개인 투자자들에게 현금화 시킬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
시리즈A 이후에는 완전 다른 무대와 속도의 싸움이고 아직 우리 인프랩이 못가본 길이다.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는건 명백한 사실이라, 투자수익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지금 기회를 드리는게 맞다 싶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앤젤주주분들께 연락드려 설명+설득을 하고, TBT와 구주 거래 계약을 중계했다.

결과적으로 2017년 인프랩 Angel 라운드의 투자자분들은 약 15배의 수익을 거뒀다. 스타트업으론 신생아인 1인 기업때의 나를 믿고 투자해주신 분들께 현실적인 보답을 드렸다는 뿌듯함이 엄청 컸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꼭 해야될 일을 하나 한 기분이 들었다.

나도 약간의 수익 실현 💰

나(대표)도 아주 약간의 구주를 같이 매각했다. TBT 에서 처음 원하는 정도의 지분에 살짝 미치지 못해서 그만큼을 내것으로 채웠다. 이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했다. Series A 투자 직후에 일어난거라 Series A 투자 라운드 기관주주들에게도 의사소통을 하고, 공문도 보내면서 공유 및 동의를 받았다.

엄청 큰 돈은 아니었지만, 내 개인 인생에서는 이제껏 전혀 보지 못했던 큰 돈이긴 했다. 세금도 한방에 근 7천만원을 냈다.

세금 내고 남은 돈으로 다음의 것들을 했다.

💸 창업 이전부터 있던 은행 융자를 모두 갚았다.
24살 이후로 자산이 첨으로 음수가 아닌 양수다.ㅋ
🙇🏻 부모님한테 몇천만원 현찰용돈을 드렸다.
각자 20년된 차를 다른 좀 더 갖고 싶은 중고차로 바꾸셨다. 남는 돈으론 시골집 화장실 공사하고.. 아 동생 결혼선물로도 천만원 줬다.
어릴때부터 사고 싶던 꽤 고가의 시계를 샀다.
죽전 신세계 백화점 가면 소파자리에 놓여있는 Luxury 잡지에서 봤던 시계가 있었는데 그 브랜드를 언젠가 꼭 사보고 싶었다. 근데.. 오토매틱 시계는 내 성미에 맞지 않는거 같다.ㅋ

남은 돈으론 이걸로 집 살수 있는것도 아니고.. 맛있는거 먹는걸로 다 쓸꺼다. 🥘🍻🌮🍖

구주매각에 대한 감상 🤔

이번 구주 매각은 생활이 바뀔만한 돈은 아니었어서 생활은 똑같다. 소비나 재태크에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구 그럴만한 돈도 아니어서 걍 똑같다. 똑같이 일하는데 거의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른 보상이 있으니, 우리가 만들고 있는 회사와 서비스의 가치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런면에서 동기부여도 되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더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분석하게 되는 면도 있는거 같다.

때문에 대표나 창업자들은 투자 라운드시 기회가 될때 동기부여의 차원에서 구주매각은 꼭 진행하는게 좋다.
억단위 돈이 의미없는 원래 부자면 안해도 되겠고, 보통 서민 창업자들은 하는게 좋은거 같다.

우짜든 TBT Partners 도 합류하면서
인프랩 기관투자자는 본엔젤스, 한투파, 미래에셋, TBT 가 됐다.

12. 3차 팀빌딩 (2021.05~2021.12)

시리즈A 투자를 마무리하고, 다시 팀 레벨을 올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팀 관점에서만 집중해서도 나중에 정리를 해보고 싶은데, 스테이지 업할때마다 2~3배가 되는거 같다.
1 → 3 → 6 → 10 → 20 → 50
이런 느낌??

게릴라에서 사단으로

향로(CTO) 가 4월에 합류하고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영향력을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기존 게릴라 특공대 같은 느낌에서 규모와 기술력을 가져갈 수 있는 개발팀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운영팀도 팀원들이 잘 성장하고, 개발팀의 캐파와 우리 성장 예상치를 볼때 충분히 규모를 키워도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확신이 든 시점부터 다시 공격적으로 채용을 시작했다.

현재, 그니까 오늘이 2021년 9월 30일 인데, 근 50명이 됐다. 운영팀은 한동안 채용 속도를 줄이고 다시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이 있을거고, 프로덕트(개발, 디자인, PO) 는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다행이 좋은 사람들(능력있고 인격도 훌륭한)이 팀 멤버로 합류하고 있다.

팀 문화 재정립- 대장경

팀이 급격하게 크면서 인프랩 팀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목표를 모두가 공유하기 어려워 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수가 적을땐 나랑 밥먹으면서 산책하면서도 이야기 하니까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그게 아니더라도 한다리만 건너면 됐었다. 근데 사람수가 50명이 넘어가면서 가치와 목표점 공유가 슬슬 그게 어려워고 왜곡되기 시작할 때라고 느꼈다. 그래서 사내 문화, 교육 문서에 공을 들이는 코드명 ‘대장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다시 초보가 됐다. 이 스테이지의 대표는 또 첨이니까.
잘할 수 있을까? 잘해야지!!!

올 갑자기 15명.ㅋ

98.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정보 (뇌피셜)

첨엔 막연히 J커브 좋아하겠지 싶었는데, 물론 좋아하긴 하지만 투자 검토로 이어지려면 다음 것들이 중요한거 같았다.

창업자

이건 넘 당연한거라..
실패하는 방법은 비슷하지만 성공하는 방법은 다 제각각이라, 특색있으면서도 똑똑한 사람을 좋아하는거 같다.
나 진짜 특색 하나는 자신 있는데.

시장사이즈

기업이 벨류 몇백억 이상이 되면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을지가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할텐데, 그 예상치 근거가 시장사이즈 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한다. 솔찍히 기업 입장에서는 ‘앞으로 만들 시장 사이즈 측정을 어케하냐. 컨설팅 업체도 모르는걸 어쩌라고’ 하고 생각이 들수도 있다.
근데 투자자 입장에선 당연하고 중요한 정보고..ㅎㅎ
어려운거 같다.

리텐션(재구매율, 재사용율)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대박 가능성과 돈떼일 위험이 낮음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좋아할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씬에서의 투자는 몇십배 몇백배의 큰 수익을 기대하는건데, 리텐션이 높으면 신규 유저가 늘수록 누적되어 복리로 엄청나게 성과가 올라가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대로도 신규유저가 잠시 주춤하더라도, 그 회사가 계속 생존할 수 있다는 안정성을 입증하는 지표이기도 하고.
그래서 리텐션을 잘 보여주는 자료나 그래프를 잘 만들면 좋다.

그외(팀의 학벌, 경력, 배경)

주된평가 요소는 아니겠지만 좋으면 엄청난 +⍺ 이긴 하다. 투자 하우스에 따라서 주된 평가 요소가 되기도 하다. 실제로 경력이나 학벌이 좋다면 제품 만들기도 전에 큰 투자 받는 경우도 있다.
..뭐 다 없는 사람은 걍 위에 있는 수치랑 논리를 엄청 더 잘 만들면 된다.

99. 좋은 투자자 선택 (초 주관적)

초 주관적이고, 나오는 순서는 내가 주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다.
다시말하지만 주관적이니까 걍 듣고 넘기면 됨.

1. 자신의 컨셉과 목적에 따라 (재무적 혹은 전략적)

자신의 목적과 관점에 따라 맞추면 된다.
내 경우는 투자자를 조언자 혹은 사업적으로 도와주는 존재 보다는 재무적 파트너(FI) 관점으로 훨씬더 많이 보는 편이다. 그래서 내 경우엔 ‘앞으로 있을지 모를 이후 투자를 잘 도와줄 수 있는가.’ 의 관점에 중점을 두고 투자자를 찾았다. 전략적 투자자(SI)는 애초에 찾지도 않았고 지금까진 제안 들어왔을땐 정중히 거절했다.

2. 인간적인 호감 (파트너)

스타트업 투자 과정에선 많은 투자자를 만나게 된다. 그럼 그중에 인간적으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우짜든 일은 우리 사람들이 하는 일이니까. 투자 연을 맺게 되면 앞으로 볼날이 많이 생긴다. 때문에 만날때 즐거울 수 있는 혹은 인간적으로 존경할 수 있는, 배울 수 있는 사람인지를 많이 봐야하는거 같다. 실제로 담당 투자자와 친해지면 대표 입장에서 사업적, 감정적 으로 여러가지 도움받는 것들도 확실히 많다.

3. 해당 VC 하우스 평판

예전에는 무조건 투자해주는 쪽이 갑이었다고 하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은듯 하다. VC 들의 수도 많아지고 스타트업 투자 경쟁이 치열해져서 평판을 신경쓴다. 이런 상황에서 평판이 안좋으면 심각한거니 일단 거르고 보는게 좋은거 같다. 좋은 하우스는 대체적으로 메너와 평판도 좋다.
평판은 아는 다른 스타텁 대표님들한테 얻어듣는게 정확한거 같다. ‘누구머니’ 라는 서비스도 있긴 하다.

4. 투자 담당자의 해당 VC에서의 입지

이건 가장 안 중요한데, 투자 담당자가 그 하우스(VC) 에서 입김이 얼마나 있는지도 영향이 있다. 그에 따라서 투자 진행 속도나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나랑 친하고 좋아하는 분들이 얼른 더 강려크 한 존재가 되면 좋겠다.ㅋㅋㅋ

100. 일단 마치며.. 시리즈 B 하면 그때 이어서 쓸 예정

아직까지는 뭘 해냈다. 이뤘다. 이렇게 생각한적이 한번도 없다. 단 1초도 없는듯.
앞으로 그런 성취감을 내가 좋아하는 팀원들과 함께 느껴보고 싶다. 언더독으로서 많은것들을 보여주고 증명하고 싶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

헥헥.. 원래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압축하고 압축해도 내용이 많네요. 앞으로도 인프랩이 더 성장해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후로도 더 좋은 경험 공유 할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 주세요. 제발~~ 🙏🏼🙏🏼🙏🏼🙏🏼🙏🏼🙏🏼🙏🏼🙏🏼

000. 동료를 구해요. 🙋🏻🙋🏻‍♀️🙋🏻‍♂️

앞으로도 인프랩은 갈 길이 멉니다. 건강하고, 재밌는, 그리고 위대한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참여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함께해 주시면 좋겠어요.
함께해요!!

We Are Hiring!! (클릭)

📜 인프랩 재무기록 시리즈 글 모음

“인프랩 스타트업 투자 재무적 Log 5 (angel exit, 팀빌딩)”의 5개의 생각

  1. 와 너무 잘봤어요!!! 아직 대학생이고 개발자가 되고 싶은데 대표님같은 분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요!!!!

  2. 글이 정말 생생하게 잘 읽히네요…! (회사에서 몰래 다읽어버림)
    자주 애용하던 인프런에 이런 히스토리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응원하고 자주 애용하겠습니다 🙂

    1. 와. 감사합니다!!!
      도움되는 정보였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인프런 앞으로도 더 좋은 서비스로 만들도록 노력할게요.
      많이 애용해 주세요!!

  3. 오늘도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실제 제가 창업을 한 기분입니다 ㅎㅎ
    그리고 럭셔리 잡지 첫 페이지는 항상 IWC..

    1. 감사합니다. ㅋㅋㅋ
      근데 어케 딱 맞추셨어요?? 요즘엔 그 잡지 볼일이 없었는데 여전히 IWC 나오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서 심플하고 깔끔한 모델 샀어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