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2019년 회고

굵직굵직한 일이 많은 한해였다.
2015 ~ 2016년이 인프런으로 내 인생에 전환점이 되었던 해 라면, 올해는 ‘이형주’ 나란 사람의 성장의 전환점이 된 해였던 것 같다. 성취감도 좌절감도 극단적으로 왔다. 모든일에 미직지근하고 3자적인 입장으로 살아온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끝단의 경험들이 지나간 이후 내가 그만큼 성장했다는것을 깨달았다.

앤트맨

1월 ~ 3월은 앤트맨 프로젝트(인프런 리뉴얼 후기)에 올인했다. 2015년 인프런을 만들때부터 이건 함께 할 동료들을 모으기 위한 임시 배 같은 존재라고 인식을 했기 때문에 못다한 숙제같은 느낌이 계속 들어왔다. 팀의 체력이 갖춰지고 작년(2018년) 말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는 올해 1~3월에 절정에 다다랐다. 절정이 좀 길었지..

모르긴 몰라도 우리가 판교라는 도시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쓴 팀중 하나일 것이다. 많은 노력을 했고, 그덕에 사람들이 많이 쓰는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이전 하는데 성공했다. 순도 높은 노력을 결과로 바꿔본 이 경험은 우리 팀 전원에게 큰 재산이 될거라 생각한다.

빡쌘 노력은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특별한것을 만들어 내려 한다면 그때부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이때 노력과 특별한 성과를 어떻게 바꾸는지 배웠다.

이사

4월. 사무실 지원을 받던 경기 문화창조허브에서 쫒겨나 코워킹스페이스(패스트파이브)로 진짜 돈내는 사무실로 첫 이사를 했다. 온전히 우리가 돈내고 사용하는 사무실은 처음이라 걱정반 기대반 하면서 이사를 했다.

결과적으로 코워킹 스페이스는 아주 별로다. 싼거도 아니고 쾌적한것도 아니고.. 우짜든 별로다. 보증금이 없다면 정부지원 공간을 사용하고, 보증금 낼 비용이 있다면 사무실을 얻는게 좋은거 같다. 강남의 코워킹스페이스를 참을 수 없어 3개월만에 판교로 다시 이사왔다.

지금의 사무실은 대만족이다. 그 비싼 IT 성지라는 판교에 직접 책임지는 사무실이라늬.. (참고로 판교 사무실 중심지는 퉁쳐서 1평당 10만원 정도 하는거 같고, 적절한 인당 평수는 2.5~3평 정도 인것같다.)

아쉬운 앤트맨 런칭 파뤼.

5개월간 진행했던 앤트맨 프로젝트 런칭을 했다.
개발팀 전원이 모여서 새벽에 진행을 하고, 아침부턴 운영팀이 계속 버그 채킹을 하며 서비스를 안착시켜 갔다.

어느정도 마무리 되는 어떻게 기쁜걸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원래 크게 환호하면서 서로 포옹하는걸 상상했었는데 그땐 걍 현실이 아닌거 같아서 어떡해야할지 잘 몰랐다. 머쓱하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던거 같다. 흠…ㅋㅋㅋㅋㅋㅋㅋ 담에 그런 상황이 온다면 좀 더 그 순간을 즐길 수 있을거 같다.

슬럼프

앤트맨이 런칭되고, 이사를 하고, 팀원이늘어난 직후에 슬럼프가 찾아왔다.
잠깐의 번아웃 시점과 겹치긴 했지만 그것 때문은 아니었다.

이 팀의 리더로서 팀원으로서 나에 대한 의심이 시작되기 시작하니 물음은 계속 이어졌고 의욕과 자신감이 떨어졌다. 남에게만 좋은일 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팀원들에겐 내 밑바닥을 들킬 것만 같았다.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인정. 극복

인정하기 시작했다. 내 역량의 바닥이 깊은 바다의 그것이 아니더라도 숨기지 않기로 했다. 리더로 있는한 언제든 외로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상향의 모습과 맞지 않는 많은 것들을 인정한 순간부터 슬럼프가 서서히 사라졌다. 사실 팀원들 한텐 판교 와서 사라졌다고 했는데, 판교 온건 걍 판교 온 거였다..ㅋㅋㅋ
(아. 스윔한테 감사한 마음이 있다. 한창 쉽지 않다고 생각할때 술먹다가 동감해준 한마디가 계속 기억에 남는다. 가끔 너무 감정이입 잘 하는거 아니냐고 타박할때가 있지만.. 그때는 사실 눈물날뻔 했다. 고맙다.)

새로운 사람들

올해는 좀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노력했다.
동생의 추천으로 동네 독서모임을 가끔 나가는데, 생각보다 재밌다. 직업도 하는 일의 분야도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책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게 생각보다 재미가 있다. 물론 바쁠때가 있어 규칙적으로 나가진 못하지만 가끔 나갈때 나름대로 새로운 활력소가 되긴 하더라.

팀.

우와 벌써 14명이 됐다.올해 시작할때 6명 이었던걸 생각하면 신기할 따름이다.
감사하게도 모두 각자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팀의 중심에 녹아들 수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팀에 대한 가치관이 많이 변했는데, 이건 중2병 스러워서 나중에 이야기를 해야겠다..ㅋ
확실한건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

이형주

성장.
내가 인간적으로 크게 성장했다고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다.

  • 20대 초 돈이 진짜 한푼도 없어 몇달동안 쪼그라져서 어디 나가지 못하고 골방에서 책과 만화를 쌓아 놓고 읽던 때.
  • 인도의 바라나시 화장터를 거늘면서 바스라져 지는 불꽃들을 응시하던 때.
  • 중요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질때

그때의 나는 그날들의 어제보다 좀 더 성장 했더랬다.
올해가 그렇게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재밌는 점은 역설적이게도 내가 스스로 생각하던 이상향과 거리가 먼 사람임을 인정한 순간부터 다른면으로 꽤 괜찮은 리더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2019년 나는 좀 더 좋은 사람이 됐다. 단단해지고 부드러워 졌다.
내년이 기대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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