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 치료 경험 (벨마비, 구안와사, 구안괘사)

아는 형의 친구가 안면마비에 걸렸다고 나에게 조언을 구하는 연락이 왔었다.
“OOO 입돌아갔데!!! ㅋㅋㅋ” 하면서.
입돌아갔다는 말이 좀 거시기하긴 하지만 안면마비 걸렸을때 눈에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이 입이 옆으로 틀어지는거니, 입돌아 갔다는 말이 맞긴하지.ㅋㅋㅋ
2012년 봄에 안면마비에 걸렸었다. 왼쪽 얼굴만.(원래 안면마비가 대부분 한면에서만 나타난다) 안면마비 치료 됐지만..ㅎㅎ

안면마비. 양의학 에서는 원인에 따라 벨마비,람세이헌트증후군 라고 하며, 한의학에선 구안와사 라고 한다.
대략 같은 병을 가르킨다. 양의학에서는 이빈후과 혹은 신경과가 다루는 병인데 일반적으로 이빈후과에서 많이 다룬다. 한의학은 뚜렷하게 그런건 없으니 아무데나 가면된다.

예비증상

일반적으로 안면마비는 순식간에 훅~! 오는걸로 알고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예비증상이 나타난다. 내 경우가 그랬는데, 증상이 나타나기 5일전쯤 부터 간헐적으로 정수리 왼쪽부분과 왼쪽귀 뒷부분이 긴 바늘로 찌르듯 아펐다.
이상하다 싶어 근처에 있는 이빈후과에 가서 증상을 설명했느데 의사가 대수롭지 않게 괜찮을거라고 그냥 넘겨버렸다.
정수리와 귀뒤 통증이 이 안면마비의 대표적인 예비증상인데 진료과인 이빈후과 의사가 이걸 듣고 넘겼다는건 그 의사가.. 으이구 말을 말자.(대표 진료가는 신경과라고 한다)
어쩄든 안면마비가 오기전에 대부분 정수리와 귀 뒷부분의 찌르는듯한 통증이 있다.

안면마비 증상 발현

본격적인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때는 통증이 있고 4일 후였다.
(헤어진)여자친구랑 월남쌈 먹고 나오는데 왼쪽 볼따구 근육이 엄청 아펐다. 정말 많이 웃어서 볼 근육이 땡길때의 그 느낌이다. 그때는 그냥 내가 무쟈게 즐거웠구나 싶었는데..;;
그날 저녁에 친구와 플스방에서 게임을 했는데 선풍기 바람이 계속 왼쪽 눈을 강타해서 눈이 시렸다. 그때는 그냥 바람이 무지 쌘가부다 싶었음.ㅠㅠ

다음날 세수를 하는데, 왼쪽 입술이 다물어 지지가 않아 물이며 비누며 다 들어갔다.
마침 왼쪽 위 사랑니가 아프던 때라, ‘이빨이 왼쪽 얼굴 신경을 압박하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치과에 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치과의사한테 이빨떔시 안면마비가 왔으니 얼른 빼달라고 했었다.ㅎㅎㅎㅎ; 이놈 뭔가 싶었을듯.
그 치과의사쌤이 내 얼굴 보더니 “학생 입돌아갔어요! 이건 치과가 아니라 한의원 가야될거 같네.” 하면서 엄청 신기해했다. 그러고 보니 치아 엑스레이는 왜 찎었지.

바로 나오면서 한의사 친구한테 연락을 했다.
한의사 친구는 바로 눈썹을 치켜 올려서 이마에 주름을 잡아보는 모습을 찍어 보내라고 했다.
안면마비가 있는 부분은 운동능력이 사라져서 이마에 주름을 잡지 못했고, 친구는 곧바로 이빈후과에 가라고 했다. 구안와사라고. (주름이 잡히면 뇌졸증)
한의사마다 다를텐데 그 친구는 한의원이 아니라 이빈후과로 가보라고 추천했다. 한양방 협력 진료를 하는 병원에서 근무를 해서 그런지 좀 유연했던거 같다.

친구 말을 듣고 이빈후과에 가니 의사가 곧바로 귀 안을 검사했다.
대상포진이나 그 밖에 병의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에 의한 감염의 대표증상인 포진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양방에서는 안면마비를 벨마비 라고하는데 병의 원인을 ‘박테리아에 의한 안면 신경근육 감염’ 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내경우에는 귀안에 포진이 없었다. 포진이 있던 없던 어쨌든 안면마비는 확실하니까 치료를 시작했다.

안면마비가 오면 어디 아픈건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힘든부분이 생긴다.

  • 눈도 안감겨서 눈이 시렵다.ㅠㅠ 잘때도 눈이 안감겨서 안대끼고 자야함..ㅋㅋ
    안면마비
  • 밥먹을때도 문제가 많다. 입술이 움직이질 않으니까 이빨이랑 입술 사이에 음식이 무쟈게 낀다. 밥먹다가 손가락으로 한번씩 뺴내줘야된다. 그리고 입술이 안다물어 지니까 그쪽으로 음식물이나 침이 막 흘러.ㅋㅋ 추태도 그런 추태가 없어요. 밥먹다가 앞에사람이 손가락을 먹더거 빼고 입에서 음식 툭툭 흘리고.. 아주 난리지.ㅋ
  • 미각도 사라진다.;;
  • 나에게 무엇보다 가장 힘든 부분은 웃음 이었다. 난 스스로의 웃을때 인상이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 한쪽이 아예 움직이지 않으니까 완전한 비웃는 얼굴이 된다. 심지어 우리 아빠도 자기 앞에서 너무 환하게 웃지 말라고 그랬다. 욕하는거 같다고.ㅋ
안면마비 치료
아무리 기분 좋은 웃음도 이렇게 된다. 얜 구엽기라도 하지.

안면마비 치료

사실 안면마비는 확실하게 밝혀진 원인이 없다. 양방에서는 박테리아에 의한 신경감염, 한방에서는 스트레스 라고 하는데, 양쪽다 뚜렷한 데이터로 입증된건 없다.
원인을 모르니 뚜렷한 치료법도 사실 없다. 양쪽에서 치료법이 있긴하지만, 그게 정말 효과가 있는 치료법인지는 데이터로 나와있는게 없는걸로 알고있다.
그도 그럴것이 나름 흔하지만 희귀한 병이기도 하고, 자연적으로 치료도 되고 해서 대조군을 만들기가 쉽지 않기 떄문인거 같다.

양방 치료법
항 바이러스제 먹는 약을 주고, 스테로이드제 주사를 놓는다.
바이러스는 없애고 몸은 그놈이랑 잘 싸우게 힘을 보태주는 그런 전법이지.
풍선을 불거나 휘파람을 불어 안면의 운동능력 재활을 유도하는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주문했다.
당연히 맨날 해뜸.

한방 치료법
흔히 생각하는 한의원처럼 침과 약이다.
침을 놓고, 얼굴에 원적외선 쏘는걸 놓아준다.
한약을 권한다. 한의원에서 권하는 약은 먹지 않았고 한의사 친구가 주는 약을 먹었다.

회복

결과적으로 2달정도에 완전히 얼굴이 돌아왔다. 사실 완~~~전히는 아니고 나만이 알수 있는 후유증 (입꼬리가 전보다 조금 안올라 간다거나..) 이 남아있지만, 티나진 않는다. 원래 안면마비라는게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90%는 한달~두달 정도면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고 한다. 나같이 예비증세가 강하게 있었다면 좀더 걸리거나 회복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운좋게도 완전히 회복이 됐다.

아쉬운점

이건 보는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를수 있는데, 이 병을 앓는 근 3달동안 한의원에 대한 실망을 상당히 많이 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안면마비라는게 양쪽다 뚜렷한 원인이며 치료법이 확립된게 없다. 그러니 뭐 쫙 하면 짠~하고 완치되는 그런건 당연히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술이라면 어느정도 그 학계의 안정적인 스탠다드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3달동안 양방의원 3곳을 갔었고 한의원은 6곳을 찾았었다. 여러곳을 다닌 이유는 여건상 항상 집앞에만 갈수는 없었기에도 있었고, 아픈사람 마음은 쫄아있기 때문에 이게 맞는건지 확인하고자 다른곳도 찾아보고 그래서 그렇게 갔었다. 양방 병원의 치료법은 거의 비슷했다. 학계에서 제안하는 표준화된 치료법이 있는듯 했다.
근데 한의원은 진짜 그 6곳이 다 달라. 완벽히 다르다. 침놓는 방법, 위치가 6곳이 완벽히 달랐다. 게다가 어디는 뜸을 놔야된다고 하고 어디는 안된다고 하고. 그거도 다 다르더라.ㅋㅋㅋㅋ 이게 말이돼??
사람 건강을 책임지는 의학이라면 어떤 치료법을 공유하고 표준화 시켜야 할텐데 이건 다 다르니 어떤게 맞는건지 다 맞는지, 다 틀린지도 모르겠고. 번호뽑기 하는것도 아니고 정말 혼란스러웠다.

한의학에 대해서는 “오랬동안 시간위에 쌓인 인류의 지혜” 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의학이란 학문에 대해서는 여전히 같은 생각이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한방병원에는 안면마비를 치료하는 3달동안 신뢰가 산산히 조각났다.;;
한의학계는 치료법들 공유하고 표준화를 해야할거 같다.
그이후론 한의원을 간적이 없어서 요즘엔 어떤지 모르겠다만 지금도 다 제각각이면 의술로서 신뢰를 받긴 힘들것 같다.ㅋ

안면마비 치료 위한 조언

마음 편하게 먹는것.
사실 안면마비는 90%가 그냥 냅둬도 회복한다는 통계도 있듯이 가만두면 낫는 병이다.
그러니 괜히 근심걱정 안절부절해서 다른 병 키울 생각말고 편하게 요양하는게 좋다.

휘파람이나 풍선불기 같은 재활 노력.
아무래도 마비가 온거기 떄문에 재활노력에 따라 회복 정도가 다르다고 한다.
회복하는 기간동안 얼마나 근력과 신경을 복구시키느냐가 문제이니 회복기간엔 습관적으로 움직여 주는게 좋다.

병원선택
위에서도 말했듯이 원인도 뚜렷한 치료법도 없기에 특별히 잘하는 곳이 없다.
구냥 동네에 있는 병원찾아가는게 최고임.

병원은 양방 한방 둘다 다니는것을 추천.
한쪽만 가면 뭔가 아쉽고 걱정도 되는데, 그런 걱정할 바에야 둘다 가서 치료받는게 좋다.
그리고 한의원 가면 100% 한약을 권하는데, 안먹고 근심걱정 할꺼면 그냥 먹는게 마음도 편하니 먹는걸 추천한다.
대신 꼭 양방의원에서 하고 있는 치료에 대해서도 얘기해야한다.

위에도 얘기했듯이 안면마비는 90%가 완치되는 병이고, 특별히 뚜렷하게 입증된 안면마비 치료 방법이 없기 마음편히 갖는게 중요하다. 괜한 스트레스로 다른 병 만드는거보단 1000배 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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