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과 책임이 사라져 버린 사회.

한창 이슈가 되었던 크림빵 아빠 뺑소니 가해자가 “사람이 아니고 자루나 조형물인줄 알았다.” 라고 변명을 했다고 한다.
밥먹다가 여자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들었을때 순간 JTBC 뉴스룸 에서 본 손석희 앵커브리핑을 떠올릴수 밖에 없었다.

‘부끄러움이 사라진 사회.’ 바로보기

손석희 앵커가 중앙일보 칼럼을 리뷰하며 앞으로의 우리사회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내용이었는데, 나역시 그의 의견에 적지않게 동감했기 때문에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지금 82년생인 내가 어렸을때도 물론 ‘착하게 살면 손해만 본다.’ , ‘법지키며 살면 바보다.’ 하는 말들을 어른들이나 티비 드라마에서 접한 기억이 있다. 그래도 어떤 비리를 저지른 자나, 범죄자들이 언론에 대고 ‘그럴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네.’ , ‘내가 제2의 피해자다.’ 하는 변명들을 감히 하질 못했다.
지금은 다르다. 가해자가 당당히 자신은 제2의 피해자라니, 그놈이 원인제공을 했다느니 하는 변명을 서슴치 않고 하고 있다.

손석희앵커나 중앙일보 사회부장의 의견대로 단지 부끄러움이 실종된 사회가 되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많이 보게 되는것일까? 나는 그렇다고 만은 생각치 않는다. 부끄러움 이라는 도덕적 감점의 실종보다는 좀더 개인적인 감정, 억울함이 아닐까. 물론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참으로 어이없고 기가차는 억울함이지만 인터뷰 내용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면 그들은 정말 그렇게 억울해 하고 있는거 같다. 그 기가차는 그들의 변명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 일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사회 구조적으로 책임의 문제가 사라졌기 때문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원래부터 그래왔지만 최근 몇 년간 유독 심하게 사회 지도충 이라는 사람들의 죄의 댓가는 ‘사과’ 나 ‘유감’ 이 되어버렸다. 정말 가끔 몇달 정도 살고 특사로 나오는 엄청나게 불운한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벌어진 일에 따른 책임은 지도충 이라는 사람들이 지지 않는다.

군납비리, 저축은행, 인사비리, 부정선거의혹, 뇌물비리, 그리고 세월호까지..

사회 상층부에서 그런 많은 비상식적인 사례들이 하나하나 쌓이고,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되어 뉴스를 접하는 사람들은 잘못에 따른 책임의 크기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해 진것이 아닐까. 상식적이지 않은 죄와 책임의 연관관계가 여러번 학습되다보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것이 억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물며 그런짓을 저지른 인간들이 억울하게 느끼지 않을리가 없겠지. 그 어떠한 짓을 저질렀다고 해도 말이다.
책임과 부끄러움이 함께 사라져 버린 사회가 이런 피곤한 피해자 코스프레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사회에 속해있는 나 역시도 그런 책임이나 부끄러움의 실종에 자유롭지 않다. 나 자신을 부풀리고 과장하는 모습이 어느새 당연한것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해서라도 결과가 좋으면 좋은거라고 생각하니까.아니면 말고고. 또한 누군가에게 자기소개서를 조언해줄때도 한껏 부풀리라고 한다. 언젠가 내 자식에게도 그런 어른들의 ‘방법’ 을 알려주는 아빠가 될거라 생각하면 정말이지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런 ‘사실은’ 부끄러운 것들이 정말 부끄러운 것이 되는 사회는 한국에서 언제쯤 볼수 있을까.
앞으로 이런 피곤하고 역겨운 가해자들의 피해자 코스프레는 언제 안보게 될까.

오랜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손석희 앵커의 말대로 대한민국은 세월호가 떠오를 때 자화상을 대면하게 되겠지만, 책임질 사람도 능력도 사라져버린 이 사회는 그 순간을 외면해 버릴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꽤 오랬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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