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기

지피티로 막 그린 그림

나는 말을 더듬는다. 나를 표현하는 수많은 특성이 있겠지만, 딱 열개를 골라야 한다면 꼭 한자리 차지할꺼다. 잘 아는 친구들에게 나에 대해 인터뷰를 하더라도, 꺼내놓진 않더라도 머리속으로 분명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거다. 싫다 좋다 이런게 아니라 걍 그렇다.

어릴때, 긍까 중고대딩신입생땐 정말이지 이런 습관이 저주스러웠다. 그럼 안되지만 아예 말을 못하게 됐음 좋겠다고 생각도 했고, 좀 더 멍청해져도 좋으니 대신 말을 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그땐 뭐 하나 하는것도 지금보다 더 용기가 필요했고, 기회로부터 스스로 멀어지게도 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아까운 것들이 많다.

이런 약점 또한 나의 모습이란걸 그대로 인정했을때 부터 좀 더 적은 용기로 다양한 것들을 시도할 수 있었고, 스스로를 더 잘 알 수 있게 됐고, 나의 다른 장점들을 더 잘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건 명백한 약점이긴 하지만, 반대로 나의 장점을 만드는 원천이기도 하다는 것도 알게됐다.

난 아마도 평균보단 더 많은 크고 작은 실패를 겪은 사람일거다. 그런 수많은 실패에서 가장 크게 얻는것들은 실패하지 않는법, 성공법, 방법론 이런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뭘 못하고, 뭘 잘하는지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해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지금와서 내가 어디에 집중해야되고, 어디로 가야하고, 누구와 함께 해야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기준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실패에서 배우지 않고 첨부터 알면 좋겠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가끔 조언을 구하거나 고민을 같이 이야기 하는 분들을 보면, 자신의 약점을 슬퍼하고 그것들을 극복하려고 무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럴때면 자신이 뭘 잘하고 있는지, 잘 할 수 있는지 쉽게 까먹는다. 물론 약점을 극복하는건 멋지고 숭고한 일이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건 아닌거 같다. 걍 약점을 그대로 인정하고 잘하는걸 더 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그리고 이미 훌륭한 강점을 갖고 있는 멋진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난 그걸 선택했다. 지금은 능력자들 사이에서 오히려 이게 내 장점인거 같기도 하다.

성장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고, 좋아하면서도 아직 이 단어의 정의를 내리진 못하지만, ‘인간적 성장’ 은 어쩜 스스로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거 아닐까 생각도 한다.

항상 극복할 필요는 없다. 모든것을 잘하는 슈퍼맨이 될 필요는 없다. 큰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스포츠카가 아니어도 내가 잘아는 길로 구불구불 가더라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더라도 우짜든 서울로만 가면 되니까.
혹시 또 모르지 길을 잘못들어 와칸다에 도착해 비브라늄을 캐거나, 라프텔에서 원피스를 발견할지도. 그것도 재밌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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